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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지] 25년 7월 15일, 오늘 기분은 맑음 뒤 흐림(여행 - 철원, 포천, 춘천) 본문
25년 7월 15일, 오늘 기분은 날씨와 전혀 다르게 맑음 뒤 흐렸다.
오전 7시
이틀밤이었지만 꽤나 정든 성남시, 호텔 바인을 뒤로 한 채 오래전의 추억이 깃든 장소로 몸을 옮겼다.




서울이나 경기도로 여행을 오게 된다면 나는 무조건 다시 호텔 바인에서 숙박을 할 생각이다. 그만큼 괜찮았다.
오전 9시 30분
나의 첫 부대가 있는 곳이자 지금은 웃으며 넘길 수 있지만 언제나 가슴 한켠에 꽤나 큰 고통을 느끼게 하는 추억이 깃든 도시에 도착했다. 그 도시의 이름은 '철원'이다.


버스를 타고 부대를 가기 전, 해골모양의 간판이 그곳에 그대로 있었다. 벌써 10년도 더 된 기억이지만 또렷이 기억이 났다. '살아도 백골! 죽어도 백골! 필사즉생! 골육지정! 백골! 백골! 화이팅!' 부대 마크와 함께 나도 모르게 백골구호를 입으로 외치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백골인 인가?


전방이라서 그런지 국방색의 차량과 군인들이 많이 보였다. 비도 많이 오고 굳은 날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군인들이 멋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날씨가 무슨 상관이야? 한 참 열심히 할 때지!'라는 말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뭐지? 난 꼰대인가?
오전 10시
철원에 가면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두 군데 있었는데 첫 번째가 바로 '고석정'이라는 곳이었다.


신라 진평왕 때 고석바위 맞은편에 10평 규모의 2층 누각을 짓고 고석정이라 했다고 하며, 조선시대의 의적인 임꺽정이 활동했던 지역으로도 유명했다.




















한탄강과 흐르는 올곧은 큰 바위가 보이고 그 위에 위풍당당한 소나무들이 자라나 있었다. 옆에는 특이하게도 한반도 모양의 모래들이 쌓여 있었다. 강물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지만 냄새가 나지 않았으며, 모래의 끝은 머리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폭포가 흘렀다. 날씨는 흐렸지만, 오히려 비 오는 날씨가 고석정의 기풍을 더 독보이게 했다. 고석정의 풍경은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었다. 아니, 절대 담을 수 없다. 사람이 직접 오감으로 느껴야만 한다. 이루말할 수 없는 웅장함을 몸소 체험해야만 한다. 체험하면 아마, 사계절 내내 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예전에는 몰랐던 사실 하나는 이곳 고석정이 조선 세종대왕이 군사훈련과 사냥을 직접 하러 왔던 곳이라고 했다.세종대왕이 글과 발명품에만 관심 있었던 것이 아니라 4군 6진 개척이라는 영토 확장 및 군사 관련해서도 관심이 컸었다고 한다. 역사 공부도 하고 좋았다.
철원에 가면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두 군데 중 두 번째는 바로 '첫 부대'였다.


그 당시에는 지옥 같은 곳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곳이기도 했다. 매일 같이 두려움에 떨었음에도, 아침에 도수 체조를 하고, 위풍당당하게 백골구호와 대적관구호를 외쳤던 장소! 나의 첫 부대인 혜산진 연대!
그때는 모든 것이 두려웠다.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고, 잘하는 것도 없었다. 매일 같이 욕을 먹고, 자존감이 바닥을 쳤던 시기였다. 지금은 그 경험이 거름이 되어 이렇게 웃으며 다시 찾아올 수 있게 되었으니! 좋지 아니한가! ㅎㅎ


북괴군이 가장 두려원 하는 부대는? 백골부대라고 한다. 그 백골부대를 상징하는 백골상들이 철원 와수리, 신수리 그 주변에 설치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흉측한 조각상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것을 만들기 위해 계획하고 도면 그리고, 장소 정하고, 수정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이 머릿 속에 그려지면서 대단함과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내 기억에 백골은 영원할 것이다.
오전 11시 40분
철원에 오면 반드시 가야하는 식당이 있다. '쉬리영양해물칼국수'라는 상호명을 한 식당이다.


철원에 거주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근무하고 있는 군인들까지 근처에 이 식당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점심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해물칼국수가 유명한 곳이라서 10년 만에 해물칼국수를 다시 먹었는데, 여전히 짭쪼름하니 맛있었다. 해산물도 푸짐하게 들어 갔고, 면의 쫄깃함도 살아 있었다. 혹시나,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정말 혹시나 철원에 갈 일이 있다면 쉬리영양해물칼국수집에서 점심 한 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후 1시
배 부르게 칼국수 한 그릇 한 뒤, 철원을 떠나 포천으로 향했다. 첫 번째 방문 장소는 '백운계곡'이었다.








평일이라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몇몇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계곡 안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거나, 평상에서 싸온 음식을 먹고 있었다. 확실히, 계곡물이 맑았다. 발을 담구어 보지는 않았지만 시원해 보였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었다.
주말에 여행객들이 몰려 올 것이 분명했다. 이렇게 여름 나기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오후 2시
첫 번째 방문 장소는 '산정호수'였다.

























흐렸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지면서 산정호수의 둘레길을 걸을 수 있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어느 둘레길보다 만족스러웠다. 둘레길 가는 길에 작은 놀이공원과 앉아서 쉬는 나무 의자에는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글이 적혀 있었다. 녹빛의 호수와 산 그리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둘레길을 비추는 태양빛과 따가운 빛을 가려주는 나무의 그림자까지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경치는 또 어떤가? 눈을 돌리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아, 그리고 중간에 '관심법'이라는 유행어를 남기 '궁예'의 동상이 있는데, 산정호수와 이어진 명성산에 궁예가 도피를 했었고, 그와 관련하여 이야기가 전해졌기 때문에 궁예의 동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혹시, 산정호수를 여행하더라도 의아해하지 마시기를
오후 4시
포천에 오면 이 음식은 반드시 먹어야만 했다. '망향비빔국수'의 비빔국수였다.







포천에서만 맛 볼수 있는 지역 음식이기 때문에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다. 비빔국수와 갈비만두는 그냥 세트로 시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조건 같이 시켜서 먹기를 권한다.
새콤달콤한 맛이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면은 쫄깃하고 담백했다. 매워 보이지만 전혀 맵지 않았다. 내가 망향비빔국수를 좋아하는 이유다. 매운 것을 잘 못 먹기 때문에......ㅎ
오후 7시
잘 곳을 찾다가 춘천까지 오게 되었다. 이곳저곳을 찾다가 눈에 띄는 더잭슨나인스호텔을 예약해서 방문 했는데 솔직히 실망했다.





가격 대비 서비스가 별로였다. 불편한 점을 미리 말하면 일단, 슬리퍼를 욕실용만 제공해주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키를 어떤 곳에 대야만 올라갈 수 있었다. 욕실은 만족했지만 방은 굉장히 좁아보이고 답답했다.
성남에서의 '호텔 바인'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였는지, 너무 기대를 하고 와서 그런지 아무튼 실망감이 컸다.
춘천에 여행 온다면 다른 호텔들도 많으니까 잘 비교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오랜만에 추억에 젖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길게 글을 적었다. 글을 적다보니 오늘 하루 너무 많은 일은 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는데, 나의 추억이 깃든 곳은 거의 달리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더 반가웠다.
사람도 삶도 추억도 건물도 오래될수록 더 깊이가 있어지는 것 같다. 언제나 정겹고 반가운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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