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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준비에 대한 거의 모든 것(ft. 결코 쉽지 않은 길) 본문

[하루 일지] 매일매일

경찰 준비에 대한 거의 모든 것(ft. 결코 쉽지 않은 길)

Day Word 2026. 6. 17. 09:23

2026년 6월 11일 오전 9시, 경찰 기동대에서 최종 면접을 마쳤습니다. 작년 9월부터 경찰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매 순간 느낀 점이 있습니다. 바로 "경찰이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필기시험이나 체력시험 자체가 어렵다는 단편적인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최종 합격이라는 문턱에 닿기까지 생각보다 챙겨야 할 과정과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치열했던 그 여정을 단계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작은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1. 첫 번째 관문 : 필기시험과 가산점(자격증)

경찰이 되기 위한 첫 단추는 당연히 필기시험 합격입니다.
 
· 필기 과목: 헌법, 형사법(형사소송법 포함), 경찰학
 
여기서 가장 중요한 팁이 있습니다. 필기 공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검정제 과목과 필수 자격증을 미리 취득해 놓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 미리 취득하면 좋은 필수 요건
 
· 영어: 토익, 오픽 등 기준 점수 이상
· 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
· 운전면허: 자동차운전면허증 (1종 보통 이상 필수)
 
저 역시 군 복무 중에 영어(토익 685점), 한국사 1급, 1종 보통 운전면허를 미리 취득해 두었습니다. 덕분에 본격적인 수험 기간에 오롯이 필기 3과목에만 집중할 수 있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청에서 인증된 무도자격증 2단 이상 취득하면 가산점 인정되니, 1단을 취득하셨다면 2단까지는 취득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신체검사와 사전설명회

필기시험에 합격했다면 기쁨도 잠시, 곧바로 신체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아무 병원에서나 받으면 안 되고, 반드시 경찰청에서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받아야 합니다. 또한 경찰청 신체검사서 양식에 맞춘 결과지를 밀봉된 상태로 가지고 있다가, 사전설명회 참석할 때 제출해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시력이 0.7이 나오는 바람에 급하게 안경을 맞추고 재검사를 받아 겨우 통과했습니다.)
 
신체검사를 마치면 사전설명회에 참석합니다. 향후 시험에 관한 전반적인 안내를 받고 신체검사 결과지, 무도 자격증 등 각종 증빙 서류를 제출하는 날입니다. 특히 최근 순환식 체력시험으로 전면 개편되면서 사전설명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3. '마의 구간', 순환식 체력시험

사전설명회까지 끝났다면 이제 몸을 쓸 차례입니다. 보통 필기 공부와 체력을 병행하지만, 베이스가 있으신 분들은 필기가 끝난 직후 집중적으로 준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개편된 순환식 체력시험은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각 장애물 코스마다 어떻게 몸을 쓰고 극복해야 하는지 요령을 배우고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금방 하겠지' 하고 쉽게 생각했다가, 첫 측정 때 불합격의 쓴맛을 보았습니다. 요령과 페이스 조절이 핵심입니다.
 

4. 사전조사서 작성 및 인·적성검사

체력시험 고비를 넘기면 사전조사서 작성인·적성검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① 사전조사서
특정 논점에 대해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시험입니다. 제가 치른 시험에서는 "현재 사회적으로 가장 논쟁이 되는 것에 대해 작성하고, 이유를 설명하시오"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경찰과 연관 지어 작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저는 '스토킹 범죄'를 주제로 작성했습니다. 평소 매일 사회 뉴스를 확인하고, 이에 대해 치안 관점으로 고민해 보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됩니다.
 
② 인성검사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항들입니다.
(예: '나에게는 나를 도와줄 그 어떤 사람도 없다' -> 그렇다/아니다 체크)
 
이 검사 역시 정답이 없으므로 무조건 '솔직하게' 답변해야 합니다. 인성검사 결과 자체로 과락이 나진 않지만, 좋은 인상을 주려고 거짓말을 하면 일관성 점수가 낮아져 면접관에게 부정적인 자료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③ 적성검사
대기업 인적성이나 공기업 NCS를 준비하셨던 분들에게 조금 더 유리합니다. 수리, 추리, 언어, 공간 영역 등 까다로운 문제들이 출제됩니다.
 
저는 수학이 약해서 다소 어렵게 느꼈습니다. 모든 문제가 다 어려운 것은 아니고 몇몇 문항의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시중의 GSAT이나 PSAT 관련 서적을 구매해 몇 번 풀어보며 감을 익히면 충분히 보통 수준 이상은 도달할 수 있습니다. 저도 GSAT 책으로 미리 연습했습니다.
 

5. 신원조사, 그리고 마지막 합격 문자

인·적성검사까지 끝나면 각 지방경찰청에서 지원자에 대한 신원조사를 진행합니다. 범죄 경력이나 (전직 공무원인 경우) 징계 처분 여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결격 사유 없이 신원조사가 통과되면 드디어 기다리던 문자가 옵니다.

[Web발신]
귀하는 경찰공무원 채용 2·3차
시험에 합격하여 면접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00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면접
공고문을 반드시 확인바랍니다.

 
이 문자를 받으셨다면, 이제 최종 관문인 면접 준비를 하시면됩니다.
 

6. 압박을 이겨내라, 최종 면접 후기

면접은 필기나 체력과는 전혀 다른 결의 부담감과 압박감을 주었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기에 최근 사회 이슈부터 경찰청 홈페이지 보도자료까지 샅샅이 훑었습니다.
 
이때 면접을 위해 기본적으로 완벽하게 숙지했던 핵심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 면접 전 확인사항
 
· 경찰 기관문양: 참수리(경찰, 정의)가 무궁화(국가와 국민)를 잡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형상. 국가와 국민을 수호함과 동시에 "최상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
· 가슴표장: 태양과 달이 되어 밤낮없이 국민을 비추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상징
· 경찰의 날: 10월 21일
· 핵심 법령 정리: 스토킹처벌법, 가정폭력처벌법, 아동학대처벌법, 경범죄처벌법, 경찰관 직무집행법 및 이상동기범죄 후속 조치(공공장소 흉기소지죄, 공중협박죄) 등
 
당연히 자기소개, 지원동기, 역경 극복 사례, 장단점 등 인성 질문도 매일 거울을 보며 숙지했습니다.
 
면접관들이 보고자 하는 것은 결국 '이 사람이 공직자로서 기본 자질이 있는가', '우리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입니다. 따라서 깔끔한 정장과 구두, 예의 바른 태도, 그리고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핵심입니다.
 

🎬 실제 면접 진행 및 질문 (발표 & 개별)

제가 면접을 본 청에서는 조당 4명씩 2개 조로 편성되었습니다. 면접은 1인당 총 25분(발표면접 10분 + 개별면접 15분) 동안 진행되지만, 발표 전 사전 질문지 작성 시간 20분이 있어서 총 대기 및 준비 시간은 50분 정도 소요됩니다.
 

📄 발표 면접 (준비 20분 / 발표 10분)

하나의 주제를 받고 20분간 발표를 준비합니다. 제가 받은 주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발표 주제] 야간에 여성이 112 신고를 했으나 비명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어졌다. 위치추적을 통해 수색한 끝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여성을 발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조치를 서술하시오.
 
 

저는 20분 동안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를 짜서 면접관 네분 앞에  앉아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실제 답변했던 틀입니다.
 

 

도입: "지금부터 주어진 상황에 대한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현재 상황은..."
 
법적 근거: "본 상황에서 적용 가능한 법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O조라고 판단됩니다."
 
조치 방향: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고자의 안전 확보와 추가 우발 상황 대비입니다. 이에 따라 [사전조치 - 현장조치 - 사후조치] 3단계로 나누어 대응하겠습니다."
  - 사전조치: 출동 전 테이저건, 바디캠, 삼단봉 등 경찰장구 확인 및 출발 보고
  - 현장조치: 현장 도착 후 최초 보고, 채증 및 영상 공유를 위한 바디캠 작동 등
  - 사후조치: 지자체 연계 및 주변 CCTV 확보 등
 

💬 개별 면접 및 압박 질문

발표가 끝나면 발표 내용에 기반한 꼬리 질문과 개별 질문이 이어집니다.
 
질문: "만약 거짓 신고일 때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질문: "본인은 거짓 신고가 아니라 진짜로 두려움을 느껴서 신고했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할 건가요?"
 
여기서 중요한 건 당황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정답을 맞히느냐 보다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얼마나 당당하고 성실하게 답변하려 노력하는지 태도를 보시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르는 규정이 나온다면 아래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모르는 질문 대처 팁: "죄송합니다.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훈령과 규정은 아직 숙지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법령에 근거해 말씀드려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 조직 적응 관련 질문
 
    - 질문: "팀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결론이 안 날 때 본인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 답변: "업무를 할 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므로 이견을 존중하고, 왜 의견이 갈리는지 원인을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서로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조율점을 도출하겠습니다."
    - 꼬리 질문: "그래도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수의 의견만 채택되고 소수의 의견이 완전히 무시된다면?"
    - 답변: "가장 좋은 것은 법과 지침에 근거해 설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치관의 충돌이라면 다수의 의견을 따르되, 소수의 의견 중 '이것만큼은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하는 핵심 사항을 확인하여 다수 안 안에 소수의 의견도 일부 반영될 수 있도록 중재하겠습니다."

 

 

찰나의 후련함, 그리고 새로운 시작

면접장을 걸어 나오는 순간, 비로소 경찰이 되기 위한 모든 시험 절차가 끝이 납니다. 홀가분함과 동시에 '더 잘할 걸 그랬나' 하는 불안감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후회 없이 미련 남지 않을 만큼 노력했다면 그 자체로 값진 보상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하며 현직 경찰관분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얼마나 밤낮으로 고생하시는지 깊이 깨달았습니다. 저 역시 경찰 제복을 입게 된다면,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평온했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경찰이 되겠습니다.
 
대학 생활과 군 생활을 포함해 지난 15년 가까이 국민의 세금으로 장학금과 봉급을 받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제 책임을 다하는 올바른 공직자가 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주고 계신 모든 국민과 공무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