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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혼모노' 본문
요즘, 책 읽기가 유행인가?
이곳저곳에서 '혼모노' 재밌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에는 '혼모노'가 책인지도 몰랐는데, 인터넷에 검색하고보니 2024년과 2025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작가가 쓴, 소설분야 1위에 떡하니 이름을 올린 소설책이었다.
자칭 호서가(글을 좋아하는 사람)로서 이런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바로 구매!
물론, 책을 '구매할까, 말까'하는 잠깐의 망설임이 있었다. 그 이유는 젊은 작가가 쓴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젊음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글이라는 것은 통상적으로 경험과 연륜이 많을수록 여운이 오래 남고, 울림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나서 이런 나의 생각은 편협했다고 결론 내렸지만 말이다.
책은 제목부터가 물음표를 던지게 만들었다. '혼모노가 뭔 뜻인가?'
그냥, 모른 체 넘어가려고 했지만, 성격상 그럴 수 없었다. 검색창의 도움을 받아 확인한 결과 알게된 사실은 아래와 같았다.
혼모노는 일본어 '本物(ほんもの)'에서 유래한 단어로, 원래는 '진짜', '진품'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표현입니다. 일본에서는 전문가나 장인을 칭찬할 때 사용되며, 진정성과 실력을 인정하는 맥락에서 쓰입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 문화에서 의미가 변질되었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의 흥행과 함께, 과몰입하거나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오타쿠를 비하하는 은어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관에서 주제가를 따라 부르거나 대사를 외치는 행동을 '혼모노'로 지칭하며 조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모노는 일본어이고, 일본에서는 긍정적인 단어로, 한국에서는 부정적인 언어로 쓰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혼모노'라는 소설책은 '아름답지는 않은'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혼모노'를 읽기 시작했다.

책은 7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었다.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그무드
혼모노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우호적 감정
잉태기
메탈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고, 소설을 읽으면서 확실해졌다. '이 소설, 시간 때우기로 즐겁게만 볼 수 있는 게 아니구나!'
각 편마다 내가 알고 있었던, 그렇지만 내 일이 아니라서 그냥 지나처버렸던 사회문제를 허구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이야기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글을 읽는 내내 씁쓸한 미소와 알 수 없는 짜증이 솟구쳤다.
재물이나, 명예, 권력을 얻기 위해 인간이 인간성마저 버리는 사건들과 겉으로는 서로를 향해 웃으면서 언제든 싸늘하게 뒤돌아 서는 사람들 그리고 젊은 꿈을 꾸었지만, 현실이라는 벽 앞에 자연히 소멸해버리는 담배연기 같은 상황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짜증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어쩌다 보니 몰입해버렸다. 특히, 각 소설의 마지막이 깔끔하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운을 남기고 끝나기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기도 했다. 마지막을 표현하자면 '고구마를 몇 십개를 목으로 넘기는 느낌'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사람탈을 쓰고 어떻게 저래?' '네가 사람 새끼냐?' 간혹, 뉴스를 볼 때면 이런 말들이 입밖으로 튀어 날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저런 놈들이 빨리 죽어야지. 아주 고통스럽게!' 이런 말을 하면서 뒤에 이 말을 덧붙인다. '나같이 이렇게 착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잘 살아야지!'
그런데, 정말 나는 '착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맞는가? 가족들과 친구들을 제외하고 누가 나를 착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인정할까? 때론 무심하게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을 지나칠 때, 누군가에게 나는 냉혈한으로 각인되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분노할 때면, 잠재적 범죄자로 보여지지는 않을까?
과거를 심판하고 판단하는 것은 후세의 몫이다. 때문에, '일제강점기를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앞당긴 시기'라고 미화하지 않는 것, '민주화 운동을 좌익 활동'이라고 폄훼하지 않는 것, 제대로 된 사실을 바탕으로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선과 악을 가리며, 정의가 바로 설 수 있게 하는 힘과 안목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나의 사명일 것이다.
사회문제를 소설을 통해 신랄하게 보여주는 '혼모노'라는 책을 통해 '아, 소설은 이렇게 써야 하는 구나'라고 배웠다. 그리고, 성해나라는 소설가는 젊지만 젊지 않다. 그가 풀어낸 글에는 어느 경험 많은 어르신들보다 더 내공과 울림있는 감동이 숨어 있다.
가끔은 옳지 못한 나를 반성할 줄 아는 것, 가끔은 옳지 못한 사회에 분노할 줄 아는 것
이것들이 아주 가끔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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