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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3월 13일, 안도했을까, 절망했을까? 후손이 바라본 윤봉길 의사의 삶 본문
저는 제가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마주할 때마다 선조들의 의로운 헌신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최근 다시금 윤봉길 의사의 삶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1932년, 스물네 살의 청년 윤봉길은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일제 전범들을 향해 폭탄을 던졌습니다. 침략의 원흉들을 처단한 그의 행동은 민족의 자긍심을 깨운 위대한 의거였습니다.
당시 윤봉길 의사는 두 개의 폭탄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수통형 폭탄이었고, 다른 하나는 도시락형 폭탄이었습니다. 흔히 도시락 폭탄을 던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투척용은 '수통형'이었으며 '도시락형'은 자결용으로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고 윤봉길 의사가 던진 수통형 폭탄은 정확히 폭발하여 일제 간부들을 처단했습니다. 이어 그는 자결을 위해 도시락형 폭탄을 작동시키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터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순사들이 달려들던 그 찰나의 순간, 저는 그의 심경을 감히 헤아려 봅니다.
'그는 모진 고문이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하며 절망했을까? 아니면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두 아들의 얼굴을 찰나라도 더 떠올릴 수 있음에 안도했을까?'
이미 역사의 거인이 되신 분을 이름 없는 후손이 기록한다는 것이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그를 기억하고 기록해야만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씁니다.
그가 의거 전 두 아들에게 남긴 유언을 다시금 새겨봅니다.
"너희도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한 잔 술을 부어 놓으라.
그리고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라.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으니……"
어쩌면 그는 영웅이었기에 안도나 절망을 넘어선 초연한 상태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 인간이었기에, 차마 끊어내지 못한 연민과 두려움 사이에서 안도하고 또 절망했을지도 모릅니다.
모진 고문 속에서도 백범 김구 선생의 행방을 끝까지 함구하고, 순국 직전까지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셨던 그의 삶은 오늘날 저에게 묻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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