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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3월 10일, 성악설일까, 성선설일까? 35살의 내가 바라본 인간의 본질 본문

[하루 일지] 매일매일

26년 3월 10일, 성악설일까, 성선설일까? 35살의 내가 바라본 인간의 본질

Day Word 2026. 3. 10. 21:05

생각의 끈을 놓는 순간, 우리는 본능의 늪으로 빠져듭니다.

언제나 더 빠른 즐거움을 갈구하고, 적게 일하며 많은 돈을 벌길 원합니다.

내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해진 뒤에야 비로소 주변의 고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나쁜 짓을 하며 쉽게 부를 쌓는 이들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으면서도, 마음 한구석 피어오르는 부러움을 부정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나는 TV 속 범죄자들보다는 선한 사람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애써 높여보지만, 정작 나아지지 않는 삶의 원인을 세상과 사회의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하루 종일 물욕, 색욕, 식욕, 그리고 게으름과 비교 의식 같은 부정적인 본능들과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날들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겪어온 삶을 기준으로 본다면, 인간은 '성악설'에 가깝습니다.

본능과 학습 사이의 간극

성악설과 성선설에 대한 흥미로운 비유가 있습니다.

  • 성악설: 갓난아이는 자신의 고집을 관철하기 위해 울음을 터뜨릴 뿐, 타인을 위해 웃지 않는다. 아이가 웃는 유일한 이유는 오직 스스로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 성선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측은지심을 가지고 있기에, 타인의 어려움을 보면 본능적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제가 생각하는 인간의 본질은 '악함'에 가깝습니다. 다만 삶을 살아가며 '사단(四端)'을 배우고 익힘으로써,

비로소 선(善)을 아는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것이라 믿습니다.

* 사단(四端):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네 가지 마음

  •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
  • 수오지심(羞惡之心): 자신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악을 미워하는 마음
  • 측은지심(惻隱之心): 곤경에 처한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
  • 사양지심(辭讓之心): 겸손하여 남에게 사양할 줄 아는 마음

본성을 이겨낸 삶에 대한 경의

요즘 뉴스에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죄들이 가득합니다.

어쩌면 그들은 그저 본성 그대로 살아온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법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배우지 못한 채, 날 것의 본능에 몸을 맡긴 것이지요.

물론 본성이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끔찍한 사건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게 해줍니다.

본성이 악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평생을 자신과 싸우며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말입니다.

35살의 삶을 지나는 지금, 부쩍 이런 생각이 듭니다. "50대, 60대, 70대를 지나온 어른들의 삶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구나."

고작 서른다섯 해를 사는 동안에도 온갖 유혹에 패배하고, 후회하고, 분노하는 순간이 이토록 많은데, 그 긴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내면의 전쟁을 치르셨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신을 다스려 자식을 키워내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해내신 모든 분께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합니다. 우리는 모두, 매일 자신의 악한 본성을 이겨내고 있는 승리자들입니다.